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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의 탄소 저감효과 <산림청장 정광수>

소이야 2010. 10. 27. 12:27

목재는 얼마나 탄소 저감 효과가 있을까. 목조 주택 1채(132㎡)는 콘크리트 주택보다 63.5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 콘크리트 건축물을 제조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량은 천연건조 목재 건축물 제조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의 8배다. 목조주택 1채에 저장되는 탄소량은 승용차 1대가 지구 네 바퀴를 돌면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단순히 목조 주택 한 채만으로도 엄청난 탄소 저감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목조 건축물을 관리할 때도 사용 에너지의 절감효과가 있어 온실가스 발생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목재의 탄소 저감 효과에 대한 의문은 나무의 일생을 살펴보면 된다. 나무는 햇볕과 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광합성 작용을 해 스스로 성장하는 생명체다. 생장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 저장하고 벌채 후 목재로 이용되는 과정에서도 목질부 내에 이산화탄소를 고정한다.

 나무는 목재 가공과정을 거쳐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탄소체로 가공이나 소각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만 새로운 나무에 흡수 고정되는 순환작용을 반복하기 때문에 환경과 조화되는 천연자원이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광합성 작용이 50년에서 60년 사이에서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100년 이상이면 성장이 둔화돼 광합성 작용에 의한 탄소저장능력이 거의 사라진다. 그래서 적당하게 자란 나무는 벌채하고 어린 나무를 새로 조림 육성해 산림 전체의 탄소 흡수 능력을 높여줘야 한다.

 우리는 잘 관리된 산림으로부터 질이 우수한 목재를 얻을 수 있다. 나무는 무조건 베면 안된다는 사고방식은 자원의 재생산과 순환, 환경을 무시하는 일이다. 노령목을 벌채하고 탄소흡수력이 좋은 수종으로 재조림 하고, 또 벌채된 목재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원 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일이다.

 일본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2012년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6% 삭감할 것을 목표로 하고 이 중 3.9%를 일본 국내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으로 달성하고자 2005년부터 국민운동 ‘목재사용(木づかぃ) 운동’을 시작했다. 국산재 이용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실수요와 연결시켜나가는 ‘3.9그린스타일 마크’를 제정했고 마크 상단에 ‘국산재를 사용해 CO2를 줄이자’는 홍보 문구를 붙이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한국의 산림은 1970년대 치산 녹화사업의 노력으로 단시간에 우량 숲이 됐다. 이제는 녹화된 산림에 내실을 기해야 한다. 숲가꾸기를 통해 우량한 목재는 잘 자라도록 가꾸고, 불량한 숲은 탄소 흡수가 높은 수종으로 교체해 산림을 잘 가꾼 사람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줘야 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현 정부의 국가적 비전이며 시대의 화두다. 국민 모두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술을 향상시키고 목재를 이용한 다양한 산업을 육성해 목재 이용률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벌채가 환경을 훼손하고 경관을 해친다는 생각, 벌채해 목재를 생산해도 별로 소득이 없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사라지고 산림을 잘 가꿔 좋은 나무를 생산하는 것이 소득 창출은 물론 지구 온난화 대비에 앞장서는 일이라는 국민 의식이 정착되길 기대한다.